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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 CE] 알테쉬의 공습에 대한 단상

  • 첨부파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자 2024/04/30



  • 국내 유통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습니다. 이른바 ‘알테쉬의 공습’ 때문입니다. 알테쉬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즉 C-커머스 업체인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 테무(Temu), 쉬인(Shein)을 말합니다. 대형 자본과 기술력으로 무장한 이들은 초저가를 앞세워 공중에서 폭격을 퍼붓듯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공습(空襲)’이라는 표현이 사용되는 이유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되면서 알테쉬는 더욱 날개를 달았습니다. 처음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에 진출했을 때는 비교 불가의 낮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최소 2주, 길면 몇 달이 걸리는 느린 배송 때문에 지금과는 달리 일부 가성비 소비자만이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알테쉬는 비교적 빨라진 배송, 다양한 마케팅 등으로 국내 소비자를 사로잡으며 유통 시장을 제대로 교란하고 있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종합몰 2위가 알리익스프레스, 4위가 테무입니다. 국내 알테쉬 이용자는 약 1500만 명으로 이는 우리 국민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숫자입니다.

    이러한 알테쉬의 공습은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우선 외국 산업의 국내 산업 공격에 대한 정책 대안 마련이 필요합니다. 정부도 ‘해외직구 종합 대책 태스크포스(TF)’ 등을 통해 대책을 고심 중이나 연간 면세 한도 등 규제 차원으로만 풀어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국내 산업이 해외 산업에 비해 역차별을 받는 경우도 있어서 국내 산업 육성을 위한 좀 더 근본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합니다.

    다음으로 고객의 가치 변화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합니다. 집에서 클릭 한 번으로 편하게 원하는 물건을 받아볼 수 있는 오늘날이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단순히 저렴한 가격과 빠른 배송만은 아닐 것입니다. 진정한 고객의 니즈와 원츠를 파악하는 시스템적인 노력,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만들어 시장과 연계하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오프라인 공간의 역할 변화에 주목해야 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은 제품 판매를 위한 공간에서 기업의 색을 드러내고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를 제시하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유통의 불모지이던 여의도에 진출해 기존 백화점과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성공한 더현대서울, 대형 쇼핑몰을 넘어 MZ세대의 놀이터로 주목받는 스타필드 수원 등을 비롯해 대기업부터 다양한 특색있는 브랜드들까지 팝업스토어 등을 통해 공간의 가치를 만들고 있습니다.

    중국 진나라의 장수 유곤은 매일 창을 베개 삼아 잠을 자면서 아침을 기다렸다고 합니다. 전투 태세를 철저히 갖춘다면 어떤 공습에도 두렵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기업들도 이러한 ‘침과대단(枕戈待旦)’을 통해 난공불락의 요새를 구축하시길 바라 봅니다. 



     
    한수희  한국능률협회컨설팅 대표이사 사장